'책을 훔쳐가도 도둑 취급해 망신주지 말라' 어느 대형서점의 놀라운 이야기 (교보문고)

책을 파는 서점에서 '책을 훔쳐가도 도둑 취급하여 망신을 주지 말라'니 무슨 이야기일까요? 이것은 어느 대형서점의 운영지침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책을 한 곳에 오래 서서 읽는 것을 절대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책을 이것 저것 빼 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을 주지 말 것

-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책을 훔쳐 가더라도 도둑 취급하여 절대 망신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


우리가 잘 아는 그곳, 교보문고의 운영지침입니다. 교보문고는 우리나라 종로한복판에 처음 탄생한 대형서점인데요. 아무리 서점이라도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교보문고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종로구의 비싼 임대료 수입을 포기하면서 서점을 개장한것부터 국가에 공헌하기 위함이기에 가능한 일이죠. 창업주는 교보생명그룹 신용호 회장인데요. 오늘은 착한기업 교보문고의 탄생 스토리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교보문고 탄생 이야기


창업주 신용호 회장은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인데요. 교보생명을 창업해 보험업계 1위에 올려놓습니다. 사업이 성공하며 광화문에 24층짜리 교보빌딩을 짓는데요. 교보생명 사옥이 생겼을때 모두들 지하에는 당연히 상가가 들어설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신용호 회장이 서울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서점 하나쯤 필요하다며 임원들의 반대에도 밀어붙여 지하1층을 모두 교보문고로 만든 것이지요.


신용호 회장은 삼성 이병철 회장과 사업차 일본에 갈 때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형서점이 무척 부러웠고, 젊은이들로 가득찬 서점이야말로 그 나라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두사람은 종로에 새 건물을 올리면 꼭 큰 서점을 열기로 약속했고, 신용호 회장이 그 약속을 먼저 지킨 것이죠. 



개점 당시 이병철 회장은 '생각만 하던 일을 실제로 해줘서 고맙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요. 그만큼 교보문고가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의의는 상당합니다. 우리나라 첫 대형서점이 탄생한 것이며 독서를 유행시키는 문화적영향력을 미친 것이죠.


'책을 훔쳐가도 도둑 취급하여 망신을 주지 말라'라는 말도 신용호 회장이 개점시 만든 운영지침인데요. 책을 훔쳐 가더라도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르라고 합니다. 요즘시대에는 절도피해가 심각해지며 책에 칩이 포장되어 있어 책을 훔치는 순간 바로 인식되도록 바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서점이기에 교보문고는 오랫동안 책을 봐도 눈치주는 사람 없이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죠. 이제 교보문고 외에도 반디앤루니스와 같은 대형서점이 많아졌는데요. 대형서점에서 자유롭게 앉거나 서서 책을 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것은 교보문고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보문고는 2015년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서점'을 위해 광화문점을 리모델링하는데요. 통로를 더욱 넓히고 소파와 벤치, 테이블을 놓아 총 300명이 앉아서 더욱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합니다. 100명이 한번에 앉을 수 있는 특대형 사이즈의 독서 테이블에는 늘 책읽는 사람들로 가득해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죠책 뿐 아니라 '책 읽는 경험'을 제공해 독서인구를 늘리겠다는 교보문고의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안타깝게도 교보생명이 명실상부 대기업임에도 코스피에 상장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교보문고 때문인데요. 금산분리법상 기업은 은행을 소유할 수 업다는 점 때문입니다. 만약 교보문고를 매각하고 과거 우리은행을 인수했다면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해 기업가치를 몇배나 늘릴 수 있었음에도 창업주의 유지를 받들어 교보문고를 매각하지 않는 선택을 한것이죠. 교보문고를 통해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재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모기업인 교보생명은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정치 자금 스캔들 없이 사업을 전개중인데요. 산하 재단을 통해 어마어마한 돈을 사회공헌사업에 쏟아부었지만 이런 이야기를 홍보수단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첫 대형서점이자 국내 1위 규모의 대형서점인 교보문고. 한국사람들을 위해 노른자땅위에 서점을 만든 창업주와 그의 정신을 이어가는 그의 2세들인데요. 모기업인 교보생명그룹에 대해 알면 알수록 놀랍습니다. 가장 일 하기 좋은 직장, 신도 모르는 직장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바로 교보그룹이지만 많은 분들이 이사실을 모르고 있죠


미국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새 시대를 본 사람이 너무나 많다"라고 합니다. 한권의 책 값어치를 알았던 창업주가 국민을 위해 개점한 교보문고. 그리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2세들의 정신이 헛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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